축사2: 한국 게이 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QueerFly〉의 발간을 축하합니다!
“침묵은 죽음이다!”
동성애자들의 오랜 구호 중 하나입니다. 동성애자들이 입을 닫는다는 것은 동성애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이 사회의 인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동성애라는 것이 이성애 중심적 시각으로 다루는 대상이자, 그저 왜곡되고 고정된 채 존재하는 타자로 머물러 있도록 놓아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언제고 여기에 있다고,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끊임없이 말하는 것은 모든 성적 소수자들에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성적 소수자들이 스스로의 육성을 세상 바깥으로 던지는 〈QueerFly〉의 발간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성적 소수자들은 〈QueerFly〉 이전에도 여러 매체들을 통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 왔습니다. 1990년대 중반, 척박한 환경 속에서 꾸준히 펴냈던 레즈비언 인권단체 ‘끼리끼리’(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전신)와 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 등 인권모임의 소식지들, 섹슈얼리티 잡지 〈Buddy〉와 웹진 〈eByddy〉, 고려대학교 동성애자모임 ‘사람과사람’의 〈퀴어가이드〉 등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더해 〈QueerFly〉가 새로운 매체로서 지금 이곳의 성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독특한 시각으로 흥미롭게 풀어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낯선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어떤 형식으로 어떤 주제를 내 보일까 많은 고민을 해야 했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편집진들과 필진들이 많은 생각과 경험을 되새기고 나누며 여러 내용들을 조직하여 글을 쓰고 다듬고 서로 논의한 끝에 나온 그 결과물들은 만든 이들에게도, 그것들을 읽는 이들에게도 새로운 생성과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될 것입니다.
〈QueerFly〉가 되돌아오는 기대와 칭찬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비판이나 혹여 몇몇에게 받을지도 모르는 비난까지도 빛나게 만들 수 있는 멋진 매체가 되길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QueerFly〉의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